뻘오락실
← 매거진 목록 오락실 홈으로 →
개발 노트

858점을 찍고 1초 남았습니다: 순서팝 무한 루프 버그를 봉인한 밸런스 패치

뻘오락실 에디터 · 읽는 시간 4분
858점을 찍고 1초 남았습니다: 순서팝 무한 루프 버그를 봉인한 밸런스 패치

지난 개발 노트에서 개발자가 편하려고 만든 자동 플레이 봇이 90초 타이머를 영원히 채워버리는 무한 동력 사태를 고백했습니다.

솔직히 양심선언을 하나 하자면, 사람이 컴퓨터만큼 빠르게 숫자를 잇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보통 사람의 눈으로 48개 판에서 1부터 5까지 길을 찾는 데 최소 1~2초가 걸리고,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긋는 데도 1초 가까이 걸립니다. 사람에게 90초 기록 모드는 지금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빡빡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이론상 영원히 끝나지 않는 구멍이 뚫려 있다는 걸 두 눈으로 본 이상, 이걸 그냥 덮어둘 수는 없었습니다. 언젠가 신의 동체시력을 가진 초인 유저가 나타나 밤새도록 뻘오락실 서버를 점거할지도 모른다는 개발자의 쓸데없는 완벽주의가 발동한 것입니다.

그래서 시작된 순서팝 무한 루프 봉인 작업, 그 밸런스 패치 이야기를 정리해 봅니다.


첫 번째 안전장치: 레벨이 오를수록 조여오는 시간 감쇠

기존 순서팝의 가장 큰 문제는 타일 하나를 터뜨릴 때마다 무조건 0.3초씩 시간을 리필해 줬다는 점입니다. 5개짜리 긴 연결을 터뜨리면 1.5초가 늘어났으니, 1초 만에 길을 찾아내는 봇에게는 줄어드는 시간보다 채워지는 시간이 더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패치에서는 레벨과 누적 획득 시간에 따라 보너스가 서서히 줄어드는 감쇠 공식을 넣었습니다.

처음 워밍업 구간인 1단계에서는 기존처럼 타일당 0.3초를 넉넉하게 줍니다. 초보자도 경쾌하게 숫자를 터뜨리며 손을 풀고 리듬을 탈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점수가 20점 단위로 올라가고 난이도가 상승할수록 타일당 보너스가 점차 줄어듭니다:

  • 1단계 워밍업: 타일당 0.30초
  • 2단계 가볍게 집중: 타일당 0.26초
  • 3단계 한 번 더 생각: 타일당 0.22초
  • 4단계 날카로운 눈: 타일당 0.18초
  • 5단계 마스터: 타일당 0.14초

여기에 더해 한 판에서 누적해서 시간을 많이 챙겨갈수록 추가로 최대 35%까지 보너스가 더 깎이도록 완충 설계를 더했습니다. 초반에는 시원하게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고수 구간에 진입할수록 1초를 벌기 위해 피 말리는 줄타기를 해야 합니다.


두 번째 안전장치: 150초 상한선과 마지막 질주

하지만 시간 감쇠 공식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만약 초당 대여섯 번씩 화면을 가르는 외계인급 게이머가 0.14초 보너스마저 악착같이 털어먹으며 버티면 어떡할까요?

그래서 절대 넘을 수 없는 물리적인 천장을 세웠습니다. 바로 한 판에서 최대로 챙길 수 있는 추가 시간의 총합을 딱 150초로 제한한 것입니다.

150초 보너스를 모두 털어먹고 상한선에 도달하는 순간, 화면 상단에 특별한 알림이 뜹니다:

시간 보너스 한도 도달! 마지막 질주!

이 알림이 뜨는 순간부터는 아무리 신들린 콤보를 성공시켜도 추가 시간이 단 0.1초도 리필되지 않습니다. 오직 남아있는 타이머 게이지 하나만 가지고 0초를 향해 타들어 가는 시간과 마지막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언제 끝날지 몰라 지루해지는 대신, 내 손끝에 남은 모든 집중력을 쏟아붓는 극적인 피날레가 연출되도록 판을 짰습니다.


결과: 858점을 찍고 1초 남았습니다

코드를 반영하고, 지난번 90초 풀피 사태를 일으켰던 문제의 자동 플레이 봇을 다시 데려와 돌려보았습니다.

컴퓨터는 이번에도 자비 없이 1초에 한 번씩 가장 긴 길을 찾아내며 점수를 폭발시켰습니다. 600점, 700점을 돌파하며 최고 레벨인 마스터까지 거침없이 치달았습니다.

하지만 화면 상단의 타이머 게이지를 보며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858점을 돌파하고 타이머가 1초까지 바닥난 실제 밸런스 패치 검증 스틸컷

위 스틸컷이 바로 그 결정적 순간입니다.

점수는 무려 858점, 힌트는 86개나 쌓였습니다. 하지만 지난번과 달리 남은 시간은 단 1초입니다. 초록색 타이머 게이지가 완전히 바닥까지 말라붙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계의 속도로 타일을 지워도, 레벨이 오르면서 시간 보너스가 깎이고 150초 상한선에 부딪히자 결국 시간이 0초를 향해 정직하게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타이머가 정직하게 닳아가는 실제 패치 영상

실제로 어떻게 타이머가 줄어드는지 26초 분량의 실제 테스트 영상을 확인해 보시죠.

시간 감쇠와 150초 캡이 적용되어 858점에서 1초까지 타이머가 줄어드는 실제 패치 검증 영상

영상 후반부를 보시면 봇이 쉬지 않고 4콤보를 터뜨리고 있음에도 상단의 초록색 시간 바가 더 이상 채워지지 못하고 1초까지 바짝 타들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판은 860점 안팎에서 깔끔하게 게임 오버 화면을 띄우며 끝이 났습니다. 영구 기관 버그가 완벽하게 봉인된 것입니다.


순서팝 공식 업데이트 히스토리

순서팝은 2026년 9월 17일 첫 런칭 이후, 매일 플레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성 개선과 밸런스 패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버전 적용 일자 분류 주요 업데이트 내역
v0.5 2026-09-20 밸런스 패치 무한 루프 버그 긴급 조치: 레벨별 시간 감쇠 공식(0.3s→0.14s) 및 150초 상한선 캡 적용, 마지막 질주 알림 도입
v0.4.5 2026-09-19 개발 도구 극한 밸런스 검증을 위한 관리자 전용 자동 플레이 봇 탑재 및 무한 플레이 취약점 확인
v0.4 2026-09-18 기능 고도화 팝봇 대결 모드 난이도 세분화(15초·10초·8.5초 제한) 및 결과 카드 공유 기능 연동
v0.1 2026-09-17 공식 런칭 순서팝 정식 서비스 개시 (6열 8행 숫자 퍼즐, 기록 도전 및 팝봇 대결 모드, 3개 국어 지원)

버그 리포트 상세 (BUG-20260919-01)

  • 보고 일자: 2026년 9월 19일
  • 대상 모드: 기록 도전 모드
  • 증상 요약: 초당 1회 이상 고속 콤보 발생 시 시간 리필량이 소모 시간을 초과하여 90초 타이머가 줄어들지 않고 무한 게임이 유지되는 현상 (226점 달성 후에도 90초 유지)
  • 발생 원인: 타일당 0.3초 고정 보너스 지급 로직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 조치 결과: 레벨 비례 시간 감쇠 알고리즘 적용 및 판당 추가 시간 150초 상한선 설정 완료
  • 검증 일자: 2026년 9월 20일 (858점 / 잔여 시간 1초 정상 종료 확인)

맺으며: 사람이 넘볼 수 없는 영역, 그러나 아름다운 마침표

솔직히 858점이라는 점수는 사람이 일반적인 플레이로 도달하기엔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입니다.

하지만 버그 픽스란 단순히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오류만 땜질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시스템이 품위를 잃지 않고 우아하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규칙을 다듬는 과정이라는 걸 이번 기회에 배웠습니다.

이제 순서팝은 초보자에게는 시원하게 터지는 리필의 재미를, 고수 유저에게는 150초 한도 너머의 심장 쫄깃한 마지막 질주를 선물하는 단단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영구 기관 버그는 끝났습니다. 이제 진짜 여러분의 손끝 순발력으로 순서팝의 마지막 질주를 경험해 보세요.

#개발노트#순서팝#밸런스패치#버그수정#패치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