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도 아닌 팝봇한테 역전패당하고 자존심 상한 썰
인공지능과 세기의 대결이라니, 알파고 시절 이세돌 9단도 아니고 무슨 1부터 5까지 숫자 잇는 캐주얼 퍼즐에서 AI 대결인가 싶었습니다.
게다가 화면에 마주 앉은 상대는 험악한 터미네이터가 아니라 동글동글하고 순진하게 생긴 미니 로봇 '팝봇'이었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가볍게 몇 점 따먹고 자존감이나 채워야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50점 내기 스타트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게 지옥문의 시작일 줄은 꿈에도 모르고요.
연습 상대의 달콤한 함정
처음 만난 '연습 상대' 팝봇은 솔직히 좀 허당이었습니다.
내 차례 제한 시간도 무려 15초나 넉넉하게 줬고, 팝봇도 턴을 받으면 3초에서 5초 동안 머리에 김을 뿜으며 느릿느릿 고민하더라고요. 가끔은 20% 확률로 삐끗해서 길도 못 잇고 턴을 날려버리기까지 했습니다.
15초 동안 느긋하게 1-2-3을 찾으며 팝봇을 50 대 20으로 가볍게 누르고 나니,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에게? 인공지능이라더니 완전 허당이네. 다음 난이도 가져와 봐."
그렇게 저는 겁도 없이 '강한 상대' 버튼을 쾅 눌렀습니다.
10초도 아니고 8.5초? 뇌정지가 찾아온 순간
'강한 상대' 판이 깔리자마자 화면 상단에 뜬 숫자를 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내 차례 제한 시간이 10초도 아니고 딱 8.5초였습니다.
8.5초가 얼마나 짧은 시간이냐면요, 가로 6칸 세로 8칸 총 48개 숫자판에서 "어디 보자, 1이 어디 있더라?" 하면서 눈알 한 번 굴리면 벌써 3초가 날아갑니다.
게다가 시간이 5초 이하로 떨어지면 상단 시계 아이콘에 빨간 불이 들어오며 째깍째깍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이 빨간 불을 보는 순간 머릿속 회로가 완전히 타버립니다.
분명 화면에 1이랑 2가 보이는데, 손가락이 굳어서 움직이질 않는 겁니다. 8.5초가 눈 깜짝할 사이에 증발하고, 결국 저는 손도 못 대본 채 팝봇에게 턴을 헌납했습니다.

1초 만에 5콤보 털어가는 팝봇의 폭주
턴을 넘겨받은 팝봇은 연습 상대 때의 그 굼벵이가 아니었습니다.
고민하는 시간 따윈 사치라는 듯 단 1초 만에 길을 찾아내더니, 1부터 5까지 길게 뻗은 5개짜리 최장 콤보를 시원하게 팡 터뜨려버렸습니다.
팝봇 강한 상대는 실수 확률이 고작 6%밖에 안 됩니다. 사람이 멍때리고 턴을 넘기면 판에서 가장 긴 5점짜리 대박 길만 쏙쏙 골라 먹는 잔혹한 계산기였던 겁니다.
점수는 순식간에 벌어졌고, 마지막 턴에 제가 허둥지둥 3점을 냈지만 결과는 47 대 50. 단 3점 차이 역전패였습니다.
게임 오버 화면에 뜬 팝봇의 얼굴이 압권이었습니다. 눈에 노란 별을 번쩍이며 만세를 부르고는 한마디 던지더라고요.
"팝봇: 이번엔 내가 이겼네!"
밤에 침대에 누웠는데 그 얄미운 별눈 표정이 천장에 아른거려서 도저히 잠이 안 왔습니다.

복수전에서 깨달은 고수의 팁
자존심에 제대로 금이 간 저는 그 자리에서 '재대결'을 눌렀습니다. 순서팝 대결 모드는 재대결을 누르면 지난 판에 나중에 시작했던 쪽이 먼저 시작하는 공평한 룰이 있거든요.
두 번째 판을 치르면서 비로소 이 게임의 본질을 깨달았습니다. 8.5초 안에 생각해서 두려고 하면 무조건 늦습니다.
- 팝봇 차례일 때 내 길을 미리 봐둘 것: 팝봇이 자기 턴을 진행하는 1~2초 동안 멍하니 구경하지 말고, 48개 판에서 내 다음 1-2-3-4 길을 미리 눈으로 찍어둬야 합니다.
- 5개짜리 길을 먼저 털어버릴 것: 팝봇 강한 상대는 긴 길부터 노립니다. 내가 먼저 1-2-3-4-5 긴 길을 끊어먹으면 팝봇이 먹을 수 있는 점수가 줄어들고 판이 꼬입니다.
- 막힐 땐 힌트도 전략: 대결 모드에서도 힌트를 쓸 수 있습니다. 진짜 안 보일 땐 8.5초를 날리느니 힌트를 눌러 길을 확인하고 빠르게 터뜨리는 게 백배 이득입니다.
결과는 52 대 41, 통쾌한 복수 성공이었습니다. 팝봇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짝 놀라는 표정을 보니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더라고요.

백문이 불여일견: 실제 팝봇 대결 플레이 영상
글로만 보면 "그냥 흔한 퍼즐 아니야?" 싶으실 텐데요,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가로 6칸 세로 8칸 판에서 알록달록한 숫자들을 손가락으로 슥 긁어서 팡팡 터뜨리는 그 찰진 손맛과 팝봇의 칼반응을 직접 보실 수 있도록 실제 한 판을 녹화해 봤습니다.
퇴근길 3분, 팝봇 한 판으로 뇌 근육 풀기
가만히 누워서 쇼츠 넘길 때는 뇌가 반쯤 잠들어 있었는데, 팝봇이랑 8.5초 승부를 겨루는 동안은 심장이 쫄깃해지고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무슨 대단한 인지 훈련이라기보다는, 멍하니 방치되어 있던 순발력과 집중력에 시원하게 찬물을 끼얹어주는 기분이랄까요.
앱 설치도 없고 로그인도 없습니다. 브라우저 열고 딱 3분이면 팝봇과 50점 내기 한판을 끝낼 수 있습니다.
오늘 머리가 좀 굳었다 싶으신 분들, 속는 셈 치고 팝봇 '강한 상대'에게 도전장을 내밀어보세요. 단, 8.5초의 압박에 자존심 상해서 밤새 재대결 누르는 건 책임 못 집니다.